초중고 시절 공부만 했다.
뭘 향해 달리는지 알 기회도 없었고 알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이걸 누구 탓을 하기도 웃기지만, 달리라고 하길래 달렸다.
대학을 가서는 뭘 했을까.
10년의 수능 공부에 지친 나는 보상 심리인지
치열함에서 벗어나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
나름대로 뭔가를 하면서 살긴 한 것 같은데
인생의 목표가 뭔지, 앞으로 뭘 하면서 살고 싶은지,
그러러면 지금부터 뭘 해야하는지 이런건 하나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졸업을 했고
남들 다 취업할 때 유학을 갔다.
새로운 걸 배우기 위해서라고 마음 속으로 나를 위로했지만
도피성 유학이었다는 사실이 자꾸만 빼꼼 고개를 내민다.
영문 전공 이력과는 전혀 다르게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대학을 처음부터 다시 다니기는 힘들었고
2년제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이것도,
흘러가는대로 살았다.
학교에서 하라는 숙제, 공부만 하다보니 어느새 졸업을 했다.
이것도 분명 남 탓이지만,
한국 교육 시스템 아래서 너무나도 말 잘들으며 자란 나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중학교가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공부해야해.
좋은 고등학교 가려면 공부해야해.
수능 잘봐서 좋은 대학교 가려면 공부해야해.
좋은 직장 얻으려면 스펙 쌓아야해.
그저 그 시기에 해야하는 것들, 주어진 것들만
잘 해내다 보면 인생이 그저 그렇게 살아졌다.
유학을 오니 현실은 달랐다.
다들 본인이 하고 싶은 꿈이 있고,
원하는 것이 분명하게 있고,
어느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 알아서 살 길을 찾아가더라.
혼란스러웠다.
난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거지?
내가 원하는게 뭐길래 시간과 돈을 투자해 여기서 뭘 배우고 있는거지?
내가 원하는게 프로그래머던가?
이 일을 평생 하면서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건가?
다들 어떻게 자기만의 꿈이 생겼을까?
난 나중에 이런 일을 하면서 이런 삶을 살고 싶다며
눈이 반짝이며 말하는 사람들.
그런 꿈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러웠다.
나름 학생 때 공부도 치열하게 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나와
이제는 2년제지만 프로그래밍도 조금 다룰 줄 알게된 나.
근데 나는 아직도 방황중이다.
도대체 나는 내 인생에 대해 아는게 뭘까?
'나 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찾는 방법 1편 - 나의 연대기 적어보기 (4) | 2021.09.12 |
---|---|
이무진- 신호등. 이상한 노래다. (4) | 2021.09.08 |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아침 습관 5가지 (1) | 2021.09.01 |
내 삶의 계획이란? (0) | 2021.08.27 |